흥신소 탐정 바람 증거수집, 오피스와이프 외도 남편 > 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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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탐정 MRI 안에 없었다​사무소의 낡은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들어섰다. 40대 후반쯤 되었을까. 잘 다려진 셔츠는 구겨져 있었고, 그의 얼굴엔 희망과 절망이 뒤섞인 기묘한 피로감이 역력했다. 그는 내 앞에 앉자마자, 마치 성경처럼 품에 안고 있던 누런 대봉투를 꺼내 책상 위에 펼쳐놓았다. 수많은 병원을 전전한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서류들과 MRI 필름이었다.​그가 떨리는 손가락으로 필름의 한 부분을 가리켰다.​탐정님, 범인은 바로 이놈입니다. 4번, 5번 디스크... 병원마다 이놈 때문이라고 했습니다.​그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탐정 서려 있었다. 지난 몇 년간 자신의 모든 고통의 근원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범인'을 고발하는 목소리였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모든 것을 무너뜨린 첫 번째..도미노​나는 그의 지친 눈빛과 구겨진 셔츠, 그리고 필름을 맹신하는 그 집착 너머의 삶을 읽기 시작했다. 몇 년 전 시작된 그의 허리 통증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좋아하던 주말 등산은 커녕, 출퇴근길 지하철 계단을 오르는 것조차 고역이 되었다. 활동량이 줄자 체력은 급격히 탐정 떨어졌고, 늘어난 체중은 다시 허리에 부담을 주었다.​하지만 진짜 문제는 몸이 아니었다. 24시간 자신을 괴롭히는 통증은 그의 성격을 날카로운 유리 조각처럼 바꿔놓았따. 다정한 남편이자 아빠였던 그는, 이제 가족들의 작은 질문에도 짜증으로 답하는 남자가 되었다. 밤에는 통증과 스트레스가 교대로 그를 덮쳐 잠 못 이루는 날이 허다했다.​통증이라는 악마가 도미노의 첫 조각을 건드린 순간, 그의 건강, 체중, 성격, 인간관계, 수면의 질까지.. 모든 것이 순서대로 무너져 내린 것이다.​&quot이 빌어먹을 디스크만 아니었다면...​그는 필름을 탐정 노려보며 말했다. 나는 그의 서류들을 잠시 옆으로 밀어두고,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이 부장님.물론 이 디스크는 사건의 아주 중요한 단서입니다. 하지만... 이게 사건의 전부는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우리는 엉뚱한 용의자에게 모든 죄를 뒤접어씌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진범은 따로 있다 : 통증 경보 시스템의 오작동​나는 그에게 하얀 종이를 꺼내 간단한 그림을 그려주었다. (화재경보기를 그렸다.)​우리 몸의 통증은 이 화재 경보기와 같습니다. 집에 불이 나면(몸에 손상이 생기면) 시끄럽게 울려서 우리를 위험에서 구해주는 탐정 고마운 시스템이죠. 처음 이 부장님 허리에 문제가 생겼을 때, 통증은 분명 이런 '정상적인'경보였을 겁니다.​... 그런데요?​문제는 이 경보기가 너무 예민해져서 고장 나버린 겁니다. 실제 불이 난 것도 아닌데, 토스트기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심지어는 샤워하다 나온 수증기에도 집이 떠나가라 울려대는 거죠. 지금 이 부장님이 느끼는 통증은, 어쩌면 이 '고장 난 경보기'가 벌이는 소동일 가능성이 큽니다.​이 부장님의 눈빛이 흔들렸따.​그럼.. 이 디스크는요?​물론 고장난 경보기의 하나의 원인'일 순 있습니다. 하지만 경보기가 예민해진 데에는 탐정 다른 용의자들도 많습니다. 매일 밤 설치는 수면 부족, 회사에서의 엄청난 스트레스, 그리고 '움직이면 큰일 난다'는 두려움 그 자체까지… 이 모든 것들이 공범이 되어 경보기를 계속 오작동시키는 겁니다.​한의원에서 발목을 삐끗한 사람이 손에 침을 맞고 멀쩡해지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통증은 손상된 그 부위에서만 보내는 신호가 아니라, 뇌에서 이 모든 정보(신체, 감정, 생각, 경험)를 종합해 내리는 최종 판결과도 같기 때문이다.​오늘의 수사 브리핑 : 이것만은 기억하십시오​1.통증은 구조의 문제만이 아니다: 당신의 MRI 필름은 탐정 수많은 단서 중 하나일 뿐, 범인 그 자체가 아닐 수 있다.2.통증은 나쁜 놈이 아니다: 원래는 우리 몸을 지키는 고마운 '알람'이다.3.만성 통증은 알람의 '오작동'이다: 너무 예민해져서 사소한 것에도 비명을 질러대는 상태다.4.진짜 범인은 복합적이다: 당신의 수면, 영양, 스트레스, 생각과 감정 모두가 유력한 공범이다.​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마주보며 말했다. 이 부장님, 저는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주는 탐정이지,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해결사가 아닙니다.​내 말에 그의 어깨가 움찔했다. 나는 말을 이었다.​이 지긋지긋한 사건을 탐정 종결시킬 수 있는 진짜 주인공은, 저나 의사가 아니라 바로 이 부장님 당신 자신입니다. 모든 열쇠는 당신이 쥐고 있어요.​나는 그의 손에 들린 MRI 필름 대신, 그의 의지에 희망을 걸기로 했다.​집에 돌아가셔서, 딱 한 가지만 생각해보세요. '어쩌면 범인은 디스크가 아닐지도 모른다.'​그의 흔들리던 눈동자에, 아주 희미하지만 분명한 빛 한 줄기가 스며드는 것을 나는 놓치지 않았다.​▶ To Be Continued…​여러분은 오랫동안 누구를, 혹은 무엇을 당신 통증의 '유일한 범인'이라고 믿고 계셨나요?​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탐정 손곡로 113 4층​​​​​